남아공 월드컵 100배 즐기기

 삶의 활력

  제가 지난달 말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과 함께 2010년 월드컵이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세계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축구를 즐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입니다. 축구팬들이 내년 남아공 월드컵 준비에 필요한 정보가 되길 바라며 남아공의 현주소를 소개합니다.


  ◆치안은 비교적 OK

  먼저 언론에 자주 거론되는 치안 문제는 조심하면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각종 외신과 일부 언론들이 ‘남아공에서는 매일 50건 이상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강도 사건도 수백 건이 발생한다’고 보도 했는데 현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허정무 감독과 김현태 골키퍼 코치 등 현장 답사 일행은 루스텐버그 소재 선수 숙소 후보지 헌터스 레스트 호텔과 훈련장 올림픽 스타디움, 그리고 프리토리아 센추리온의 레리바 로지와 즈와트크롭 고교 운동장 등 여러 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남아공 현지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에서 네번째가 허정무 감독, 그 오른쪽 옆이 저, 그리고 김현태 코치입니다>

 

  현지에서 여행업을 하는 교포 이달훈 씨는 “한국에서도 전국적으로 살인 사건이 여럿 발생하듯 남아공에서도 전국적으로 많은 살인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주 평화롭게 산다”고 말했습니다. 남아공 인디펜던트 페이퍼 프리토리아뉴스 축구담당 기자인 레스터 밀스 씨는 “남아공에도 우범지대가 존재합니다. 그런 곳만 피하면 전혀 문제없습니다”고 전햇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직위(SALOC)에 따르면 2000년 초부터 뉴타운개발 프로그램이 진행돼 우범지대였던 흑인 밀집지역도 건전하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범지대엔 수많은 경찰을 풀어 범죄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현지 교민들은 “우범지대와 밤 나들이를 피하고 서로 뭉쳐서 다니면 변을 당할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주 남아공 한국 대사관(zaf.mofat.go.kr)을 방문하시면 자세한 안전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사관은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좀 겁을 줄 정도로 심하게 안전을 강조하는데 그래도 따르는 게 안전에 도움이 될 겁니다.


 ◆인프라는 열악

 시설 및 인프라는 한마디로 돌아다니기에 아주 열악합니다. 남아공 정부가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팬 여러분들이 맘 놓고 돌아다니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호텔의 경우에는 일반 팬들이 투숙하기는 힘들 겁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내 호텔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관계자들과 후원사들을 위해 대부분 예약을 끝낸 상태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직위(SALOC)가 추가로 호텔을 25개 짓고 있는 것 까지 다 예약이 됐다고 보면 됩니다. 팬들은 게스트 하우스와 그와 비슷한 롯지(Lodge), 그보다 열악한 Bed and Breakfast, 그리고 민박에서 묵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 때 40만에서 100만의 팬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숙박 시설이 그 수요를 따라가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또 게스트 하우스 같은 곳은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곳입니다. 남아공 정부는 월드컵 땐 철통같은 경계로 안전을 지키겠다고 하지만 믿을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현재로선 교민들을 활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현재 요하네스버그에 교민이 2000여명, 케이프타운에 1500여명이 살고 있는데 50% 이상이 민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마저도 ‘월드컵 특수’ 땐 어려울 것이니 남아공에서 월드컵을 지켜볼 팬들은 미리미리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교통수단은 현실적으로 현지 사장을 잘 아는 운전가능 가이드를 채용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남아공은 아직 인종차별의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정권은 흑인에게 내줬지만 경제권을 잡고 있어 될 수 있으면 흑인들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시스템화 해놨습니다. 백인들은 자가용이 있으니 쉽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대부분의 흑인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중교통 시스템이 거의 전무 합니다. 이렇다보니 흑인들은 15인승 정도의 미니버스로 특정 구간을 오가는 민간 시스템이 발달 시켰습니다. 그런데 이 버스 시스템은 100% 흑인들만 이용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용하기에는 이용부담이 너무 큽니다.

  <남아공 현지에서 흑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니 버스입니다>

 

  SALOC가 Park & Ride란 교통 시스템(경기장과 일정 장소를 오가는 교통 시스템)을 도입해 팬들을 수송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효용가능성이 클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요하네스버그 국제공항에서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까지 전철공사를 하고 있는데 이 것도 월드컵 개막 때까지 완공이 안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입니다.

  따라서 가이드를 동반한 자동차를 렌트하거나 혹 버스를 렌트하는 방법이 대안으로 떠오르는 데 팬들로선 감당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남아공 정부가 팬들이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교통 시스템을 빨리 만들기를 기원해야하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운전 가능 한국 가이드를 쓸 경우 하루 400달러(유류비 별도) 정도 듭니다. 물론 비수기일 경우이며 월드컵 특수 땐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차량 렌트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남아공이 영국의 지배를 받다보니 운전석이 모두 오른쪽에 있고 좌측통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또 렌트를 한다고 하더라도 GPS나 네비게이션이 없어 혼자서 운전하기는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볼 곳은 많다

  환경은 열악하지만 남아공에는 볼 곳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케이프타운 같은 경우는 ‘남아공의 유럽’으로 불릴 정도로 전혀 다른 분위기가 나는 곳입니다. 희망봉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가 있습니다. 케이프타운은 관광지다보다 요하네스버그보다 훨씬 안전하기도 합니다.

  두서없이 제가 느끼고 온 남아공의 현주소를 정리해봤습니다. 1년도 안남은 남아공 월드컵을 재밌게 즐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양종구의 슛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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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hi 2009/07/20 09:50 수정/삭제

    오호 남아공!! 정말 기대가 큽니다!! 건승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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